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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 배경, 투자기회일까?

by jonver 2016. 5. 26.

거 국내 증시에 상장되었던 중국기업들이 객관적인 기업 자료제공에 소홀하고 불성실 공시, 배당 번복 등의 행태를 보이며 국내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피해를 입힌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이로 인해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오명과 함께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중국기업들은 국내 증시에 상장해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이었기 때문에 한동안 중국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 소식은 없었다.


▲ 차이나디 스카운트의 대명사 "고섬사태" (사진출처 - 한국거래소 / (C) krx.co.kr)


지난 2011년 완리인터내셔널의 코스닥 상장 이후 잠잠했던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이 올해 들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1월 합성운모를 생산하는 소재 기업인 크리스탈신소재의 코스닥 상장을 시작으로 자동차 전기 전자부품업체인 로스웰전기, 농업용 기계 제조업체인 양주금세기차윤제조, 휴대폰 광학 보호필름과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인 그레이트리치테크놀로지, 완구 및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헝성그룹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10여 개의 중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기업명

업종

주간사 

 헝성그룹

완구, 가방, 신발, 의류 등 어린이 관련 용품 및 애니메이션 

신한

 해천약업

기능성 화장품 

유진

강소로스웰전기

자동차 전기전자부품

NH

산동봉우면분

제분업 

NH

국휘

 신발, 의류

NH

패션아츠

가구 

NH

통얼다케이블

케이블

NH

 그레이트리치테크놀로지

 휴대폰 광학보호필름, 플라스틱 제품

NH

웨이나화장품

화장품

삼성

양주금세기차윤제조

농업용 기계 

유안타

▲연내 국내 증시에 상장 예정인 중국기업


중국기업이 한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궁극적인 이유가 뭘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한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이유는 뭘까?

 

1. 중국 증시에 비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한국 증시

지난해부터 대폭락을 거듭하는 등 중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증시에 비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국내 증시가 중국기업 입장에서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 지난 1년 간 대폭락을 거듭한 중국 상해종합지수 (차트 - 네이버금융 / (C) naver.com)


2. 자금조달

중국에서는 해마다 180~200개의 기업이 상장된다. 600~700개의 중국기업이 상장 심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대형우량 기업을 우선으로 상장되기 때문에 중국 내 중소기업, 중견기업들은 현실적으로 상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중국의 상장 심사는 우리나라에 비해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최근 2년간 최소 1천만 위안(18억원)의 누적 순수익을 달성해야 하며 발행인과 경영인의 자질에 대한 당국의 주관적인 판단도 심사에 포함된다. 이로 인해 중국 증시 상장은 대형 국유기업에 전적으로 유리하며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상장 심사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 중국의 은행은 민간기업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어 중소, 중견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3. 한국거래소 및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기업 상장 유치

거래소의 평판과 수익을 증대 시키는 한 편 투자자들에게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모든 거래소에서는 타국의 우량 기업을 상장 시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 중국기업 및 기관투자자 유치를 위한 설명회 개최 (사진출처 - 한국거래소 / (C) krx.co.kr)


한국거래소와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을 주관하는 각 증권사에서는 제2의 고섬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깊은 상처를 입은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쉽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중국원양자원이 최대주주 먹튀 논란, 파업으로 인한 조업 중단, 차입금 미상환 소송 등으로 제2의 고섬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기업 투자, 국내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을 재무제표 상으로만 보면 대부분 주가가 저평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학자 케인즈는 "주가는 수많은 개인의 군중심리에 대한 산물이다"라고 했다.  재무제표상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투자자들이 재무제표나 기업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기업의 가치는 평가절하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불안심리가 실제로 중국기업의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정황만 놓고 본다면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는 불확실성과 하이리스크로 인해 투자자에게는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회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한국거래소 입장에서는 수익과 국제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보다 많은 중국 우량기업의 상장을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섬사태에 반하는 좋은 선례를 남기고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회복시켜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는 점은 과거 한국거래소와 국내 증권사들이 유치했던 중국기업들은 대부분 기업 규모가 큰 노동집약형 산업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올해 상장됐거나 연내 상장 예정인 중국기업들은 전기자동차, 문화, 신소재 등 성장성이 기대되는 신흥산업 위주라는 점이다. 그 밖에 올해 상장된 크리스탈 신소재의 경우 이전의 중국기업과는 다르게 국내 투자자들의 신뢰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앞으로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어 차이나 디스카운트에서 차이나 프리미엄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될지 또는 제2, 제3의 고섬 사태가 발생하면서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심화될지 예상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변화의 조짐이 속속들이 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