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인 시장에는 가끔 가격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름조차 낯선 밈코인이 몇 달 만에 수십 배, 많게는 100배 이상 오르면 사람들은 뒤늦게 왜 저 코인이었는지 묻게 된다. 상승이 끝난 뒤 차트를 보면 허무해 보이지만, 그 순간 시장 안에서는 분명한 관심과 유동성, 그리고 다음 매수자를 기다리는 기대가 겹쳐 있었다.
DOGE부터 SHIB, GMT, PEPE, BONK, VIRTUAL까지 폭등의 이유는 모두 달랐다. 누군가는 일론 머스크의 한 줄을 따라 매수했고, 누군가는 운동 보상이나 AI라는 이야기에 반응했으며, 밈 하나가 커뮤니티 전체를 움직인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서사가 만들어지고 거래가 몰리기 시작하면 가격은 예상보다 훨씬 멀리 갈 수 있다는 점은 비슷했다.
이런 사례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다음 100배 코인을 단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시장이 어떤 이야기와 구조에 열광했는지, 또 열기가 사라진 뒤 가격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함께 복기해야 다음 기회와 위험을 더 현실적으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코인명(티커) | 저점 | 고점 날짜 | 고점 | 저점 대비 상승폭 |
| 도지코인(DOGE) | 0.0012달러 | 2021년 5월 8일 | 0.7396달러 | +61,533.3% |
| 시바이누(SHIB) | 0.0000007620달러 | 2021년 10월 28일 | 0.0000885980달러 | +11,527.0% |
| 스테픈(GMT) | 0.0150달러 | 2022년 4월 28일 | 4.1771달러 | +27,747.3% |
| 페페(PEPE) | 0.0000000299달러 | 2024년 12월 9일 | 0.0000283500달러 | +94,716.1% |
| 봉크(BONK) | 0.0000001300달러 | 2024년 11월 20일 | 0.0000606000달러 | +46,515.4% |
| 버추얼프로토콜(VIRTUAL) | 0.0197달러 | 2025년 1월 2일 | 5.1428달러 | +26,005.6% |
도지코인(DOGE), 일론 머스크의 한 줄이 시장을 흔든 밈코인

DOGE는 2013년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당시 암호화폐 시장의 과열 분위기를 풍자하며 만든 코인이다. 복잡한 기술을 앞세우기보다 시바견 밈을 내세웠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어렵게 느껴지던 사람도 가볍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빠르게 퍼졌다.
발행량에도 상한이 없다.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새 DOGE가 계속 발행되는 구조라 희소성을 강조하는 비트코인과는 성격이 다르다. 블록이 만들어질 때마다 1만 DOGE가 채굴 보상으로 새로 발행된다. 블록 생성 시간이 약 1분이므로 1년에 약 52억 5,600만 DOGE가 시장에 추가되는 구조다.
그럼에도 2021년에는 트위터, 현재의 X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관심이 폭발하면서 이 단순함 자체가 가장 강력한 확산 수단이 됐다. 그 당시 트레이딩에 참여하고 있던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일론 머스크가 DOGE 관련 트윗을 남길 때마다 실제 도지코인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현상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Doge day afternoon’, 테슬라의 DOGE 결제 가능성 설문, SNL 출연을 앞둔 ‘The Dogefather’ 언급처럼 짧은 게시물 하나가 전 세계 투자자의 관심을 동시에 끌어올렸고 당시에는 웬만한 호재 뉴스보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한 줄이 DOGE 시장을 더 크게 흔드는 가장 강력한 뉴스처럼 작용했다.

중요한 것은 일론 머스크의 언급만으로 가격이 움직였다는 뜻은 아니다. 이미 대형 거래소에 충분한 유동성이 있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밈과 X에서 번지는 화제성이 겹치면서 결국엔 “다음에도 누군가 살 것”이라는 믿음이 매수 이유가 됐다. DOGE는 기술 설명보다 사람을 먼저 모은 코인이었으며, 관심이 식자 가격도 빠르게 되돌아갈 수 있다는 점까지 보여줬다.
시바이누(SHIB), 넥스트 도지 기대에 올라탄 밈코인

SHIB는 2020년 ‘료시(Ryoshi)’라는 익명 개발자가 만든 이더리움 기반 밈코인이다. 처음부터 도지코인 킬러를 표방했고, 시바견 밈과 낮아 보이는 단가를 앞세워 DOGE 열풍에 올라타고 싶던 사람들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초기 발행량은 1경 개로 매우 많았다. 숫자만 보면 희소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공급량이 큰 덕분에 작은 돈으로도 수백만·수억 개의 SHIB를 살 수 있다는 감각이 만들어졌다. 가격이 소수점 아래로 길게 이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아직 싸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당시 매수 열기에 영향을 줬다.
DOGE 열풍 이후 개를 내세운 이른바 ‘개 시리즈’ 코인이 우후죽순 등장했지만, 그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종목은 SHIB였다. 단순히 DOGE를 따라 한 밈코인에 머물지 않고, 시브아미라는 커뮤니티와 대형 거래소 유동성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후발 주자 가운데 독보적인 존재감을 만들었다.
2021년에는 일론 머스크의 DOGE 언급으로 밈코인 전체에 관심이 몰린 가운데, SHIB 커뮤니티인 시브아미가 X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커졌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 대형 거래소 상장이 이어지자 단순한 인터넷 밈이던 SHIB는 순식간에 전 세계 투자자가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 됐다.

당시 시장은 실제 사용처보다 확산 속도와 거래소 유동성, 그리고 “DOGE 다음은 SHIB일 수 있다”는 기대를 먼저 사고 있었다.
SHIB의 폭등은 밈이 기술을 이겼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던 DOGE 서사에 더 낮아 보이는 가격, 강한 커뮤니티, 대형 거래소 유동성이 겹치면서 매수 이유가 아주 단순해진 결과에 가깝다. 반대로 그 기대가 식은 뒤에는 공급량이 많고 실적 기준이 뚜렷하지 않은 자산이 얼마나 크게 흔들릴 수 있는지도 함께 보여줬다.
스테픈(GMT), ‘걷기만 해도 돈 번다’는 말에 시장이 반응한 코인

GMT는 솔라나 기반 ‘스테픈(STEPN)’의 거버넌스 토큰이다. 스테픈은 NFT 운동화를 구매한 뒤 걷거나 뛰면 보상 토큰을 받는 무브투언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운동과 코인 보상을 결합한 방식은 복잡한 디파이 서비스보다 훨씬 직관적이었고, 2022년 초 시장에서는 “운동하면서 돈을 번다”는 한 문장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스테픈에는 역할이 다른 두 토큰이 있었다. 이용자가 걷고 받는 보상은 주로 GST였고, GMT는 거버넌스와 일부 고급 기능, 생태계 참여에 쓰이는 토큰이었다. 따라서 GMT를 사면 바로 운동 보상이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었지만, 스테픈 이용자가 빠르게 늘수록 프로젝트 전체의 성장 기대가 GMT 가격에 먼저 반영됐다.
당시에는 새 이용자가 운동화를 사서 참여하고, 기존 이용자는 보상을 받으며 운동화를 강화하거나 추가 구매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NFT 운동화 가격과 보상 기대가 함께 오르자, 실제로 운동을 하려는 사람뿐 아니라 다음 참여자의 유입을 기대하는 자금까지 시장에 들어왔다. 바이낸스 런치패드를 통한 GMT 공개와 대형 거래소 상장도 이 열기에 불을 붙였다.

GMT가 짧은 기간에 크게 오른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보다, 일상에서 바로 이해되는 보상 구조와 강한 초기 유입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구조는 새 이용자와 보상 수요가 계속 늘어야 높은 가격을 유지하기 쉽다. 참여자가 줄어들면 운동화 수요와 보상 토큰의 매수세도 함께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GMT는 ‘사용자가 많은 프로젝트의 토큰은 무조건 오른다’는 공식을 보여준 사례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사용 경험이 투자 열기를 빠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열기가 오래가려면 새 참여자 유입과 토큰 수요가 보상 발행 속도를 꾸준히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남겼다.
페페(PEPE), 무쓸모 코인이라는 말이 가장 강력한 서사가 되다

PEPE는 2023년 4월 이더리움에서 출시된 밈코인이다. 인터넷에서 오래 사랑받아 온 개구리 밈 ‘페페 더 프로그’를 내세웠지만, 원작자나 공식 브랜드와 연결된 프로젝트는 아니다. 개발진은 익명으로 출발했고, 복잡한 서비스나 거대한 로드맵보다 밈 자체의 인지도와 커뮤니티 확산에 집중했다.
총발행량은 420조 6,900억 개다. 숫자 역시 인터넷 문화에서 익숙한 420과 69을 활용했고, 처음부터 진지한 기술 프로젝트처럼 보이기보다 밈의 문법을 끝까지 따른 코인이었다. DOGE와 SHIB가 이미 만든 밈코인 시장이 있었기에, PEPE는 “다음 세대의 대표 밈코인은 무엇일까?”라는 질문 속에서 빠르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2023년 봄 PEPE의 가격이 급등하자, 시장은 프로젝트의 사용처보다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지에 먼저 반응했다. X와 텔레그램, 온체인 거래 커뮤니티에서 PEPE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등장했고,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시작된 유동성은 대형 중앙화 거래소 상장으로 이어졌다. 한 번에 큰 수익을 냈다는 인증이 퍼질수록 놓치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더 많은 매수를 불러오는 흐름도 나타났다.
PEPE가 강했던 이유는 새로운 이야기를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는 데 있다. 이미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가 아는 밈이었고, DOGE와 SHIB가 증명한 성공 사례가 있었으며, 무엇보다 가격 움직임 자체가 가장 강한 홍보가 됐다. 사람들이 코인을 사는 이유가 기술 분석보다 “이번 밈코인 사이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 가까웠던 것이다.

다만 밈의 확산 속도는 가격 상승을 보장하지 않는다. PEPE처럼 뚜렷한 현금흐름이나 사용 수요가 약한 자산은 관심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강할 수 있지만, 새 유동성이 줄어들면 기대의 크기만큼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PEPE는 밈코인의 가격이 무엇으로 움직이는지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이면서, 동시에 그 관심이 얼마나 쉽게 옮겨갈 수 있는지도 보여줬다.
봉크(BONK), 침체된 솔라나에 다시 붙은 첫 번째 불씨

BONK는 2022년 말 솔라나 생태계에 에어드롭된 강아지 밈코인이다. 당시 솔라나는 FTX 사태 이후 생태계 전반의 신뢰와 유동성이 크게 흔들리던 시기였다. BONK는 거대한 기술 비전을 내세우기보다, 위축된 커뮤니티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분위기 속에서 빠르게 퍼졌다.
초기 물량은 솔라나 NFT 보유자, 개발자, 아티스트, 이용자 등 생태계 참여자에게 넓게 배분됐다. 특정 투자자만 먼저 이익을 보는 구조라는 인상을 줄이면서, “솔라나 커뮤니티가 함께 만든 밈코인”이라는 정체성을 얻은 배경이다. 이 분산된 보유 구조는 사람들이 BONK를 단순한 신규 코인보다 솔라나 부활의 상징처럼 받아들이게 했다.
가격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계기는 솔라나 생태계가 회복되기 시작한 2023년이었다. 솔라나 기반 디파이와 NFT 거래가 살아나고, SOL 가격까지 반등하자 BONK는 그 관심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종목 중 하나가 됐다. 지갑과 탈중앙화 거래소, NFT 프로젝트에서 BONK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고 대형 거래소 상장까지 이어지면서 유동성도 빠르게 커졌다.

DOGE와 SHIB가 대형 체인 위에서 성장한 밈코인이라면, BONK는 특정 생태계의 분위기와 함께 움직인 밈코인에 가까웠다. SOL이 다시 주목받을수록 BONK에도 자금이 들어왔고, BONK가 화제가 될수록 솔라나 생태계가 되살아났다는 인식도 강해졌다. 코인 하나의 가격 상승이 체인 전체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지표처럼 쓰였던 셈이다.
다만 솔라나 생태계가 성장한다고 해서 BONK의 가격이 같은 속도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BONK의 핵심은 실제 사용처보다도 솔라나 커뮤니티의 관심과 유동성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있다. 생태계에 활력이 붙고 밈코인 시장까지 강해질 때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지만, 관심이 식으면 그 기대를 지탱할 근거 역시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
버추얼프로토콜(VIRTUAL), AI 에이전트 열풍의 중심에 섰던 플랫폼 토큰

VIRTUAL은 베이스(Base) 생태계에서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토큰으로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게 설계된 버추얼스 프로토콜의 핵심 토큰이다. 여기서 말하는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챗봇보다 넓은 개념이다. 콘텐츠를 만들거나, 게임 속 캐릭터로 활동하거나, 다른 에이전트와 일을 나누고 보상을 받는 디지털 주체를 온체인 경제에 연결하겠다는 그림에 가깝다.
2024년 말 시장에 AI 에이전트라는 키워드가 빠르게 퍼지면서 VIRTUAL도 강하게 주목받았다. 투자자들은 AI 산업 자체에 투자하는 것과 함께, 여러 AI 에이전트가 만들어지고 거래되는 시장의 기반 토큰을 사는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개별 에이전트 하나가 성공할지 맞히기보다, 에이전트 생태계 전체가 커질 때 수요를 받을 수 있는 종목으로 VIRTUAL을 바라본 것이다.
VIRTUAL이 다른 AI 관련 코인과 구분되는 지점은 토큰 구조에 있다. 버추얼스에서 만들어지는 에이전트 토큰은 VIRTUAL과 유동성 쌍을 이루도록 설계돼 있고, 이용자가 에이전트 토큰을 거래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VIRTUAL이 기반 자산과 결제 수단으로 쓰인다. 새로운 에이전트가 인기를 얻고 거래가 늘수록 VIRTUAL 수요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가 가격을 움직인 핵심이었다.

다만 AI 에이전트 토큰이 많이 만들어진다는 사실만으로 VIRTUAL 가치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신규 에이전트가 실제 이용자와 거래를 계속 만들지 못하면, 생태계 확장은 결국 새 토큰을 사고파는 열기에만 머물 수 있다. AI라는 큰 이야기와 개별 에이전트의 실질적인 사용량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VIRTUAL의 상승은 AI가 미래 산업이라는 믿음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AI 에이전트 열풍, 베이스 생태계의 유동성, 새 에이전트 토큰을 빠르게 거래하려는 자금이 한꺼번에 만난 결과에 가깝다. 이후에도 가격이 힘을 받으려면 관심을 끄는 신규 출시만 이어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돈을 내고 사용하는 에이전트와 VIRTUAL을 거치는 거래가 함께 늘어나야 한다.
먼 훗날 2026년을 되돌아볼 때 회자될만한 코인
| 구간 | 코인 | 상승 구간 | 저점 대비 상승폭 |
| 2026년 전반기 | 피핀(PIPPIN) | 2025년 10월 저점 → 2026년 2월 고점 | 약 +34,800% |
| 2026년 후반기 | 아케도(AKE) | 2026년 하반기 급등 구간 - 진행중 | 약 +50,720.7% |
피핀(PIPPIN), AI 에이전트 서사에 밈이 붙었을 때

PIPPIN은 솔라나에서 시작된 AI 에이전트 밈코인이다. 출발점은 베이비AGI(BabyAGI)로 알려진 요헤이 나카지마가 AI로 만든 작은 유니콘 캐릭터 ‘피핀’이었다. 이후 커뮤니티가 이 캐릭터를 바탕으로 토큰을 만들었고, 요헤이 나카지마는 캐릭터와 프레임워크의 제작자일 뿐 토큰을 직접 발행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PIPPIN이 단순한 동물 밈코인과 다르게 보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귀여운 유니콘 캐릭터 뒤에 실제 AI 개발자와 오픈소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시장은 이를 “밈이지만 AI 에이전트 흐름에 올라탄 종목”으로 받아들였다. AI 에이전트가 화제가 되던 시기에 솔라나 밈코인 특유의 빠른 유동성까지 붙으면서 관심은 더 커졌다.
2026년 초 급등에서는 거래소 접근성이 넓어진 점도 힘을 보탰다. 이전에는 일부 온체인 이용자 중심으로 거래되던 종목이 더 많은 투자자에게 열리자, AI 에이전트 열풍을 놓쳤다고 생각한 자금이 PIPPIN으로 몰렸다. 가격이 오를수록 캐릭터와 프레임워크 이야기가 다시 퍼지고, 그 관심이 다시 거래량을 늘리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다만 PIPPIN의 가격이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은 아니다. 토큰과 프레임워크의 관계는 느슨하고, 실제 사용량보다 AI 에이전트라는 서사와 유동성 변화가 가격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PIPPIN은 기술 실적을 평가하는 종목이라기보다, 시장이 AI 에이전트 이야기에 얼마나 강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준 사례에 가깝다.
2026년 2월 고점까지의 상승은 AI와 밈이 결합할 때 얼마나 큰 매수 이유가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반대로 관심이 줄어든 뒤 가격이 크게 흔들린 과정은, 캐릭터의 인기와 토큰 가치가 같은 말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남겼다.
아케도 코인(AKE),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약속이 가격이 되다

AKE는 AI로 게임을 만들고 출시할 수 있게 설계된 아케도(AKEDO)의 토큰이다. 이용자가 문장으로 게임의 아이디어를 입력하면 여러 AI 에이전트가 세계관, 규칙, 밸런스, 스토리 같은 작업을 나눠 처리하는 방식을 내세운다. 코딩을 잘하지 못해도 게임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는 ‘바이브 코딩’의 흐름이 AKE를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AKE는 단순한 투표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게임을 만들기 위한 프롬프트와 출시 과정에 쓰이고, 스테이킹과 플랫폼 안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토큰의 유동성 구조에도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플랫폼 사용자가 늘고 게임 제작과 출시가 반복되면 AKE를 거치는 활동도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붙은 이유다.
2026년 후반기 AKE의 급등은 AI와 게임이라는 익숙한 키워드가 ‘누구나 게임을 만든다’는 직관적인 문장으로 묶인 데서 시작됐다. 새 AI 프로젝트가 많아지는 시장에서 실제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는 강한 관심을 끌었고,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에 거래량이 몰리면서 가격 변동폭은 더 커졌다.

AKE는 저점에서 고점까지 500배 넘게 오르는 데 걸린 시간도 두 달 남짓에 불과했다. DEX에서 막 거래를 시작한 초소형 코인이 수십·수백 만배 오르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주요 CEX에 상장된 상태로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 정도의 변동폭을 만든 사례는 쉽게 떠올리기 어렵다.
이미 폭탄 돌리기가 시작됐다고 생각하지만 AKE는 지금까지 보여준 퍼포먼스만으로도 2026년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급등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전설이 된 코인들이 남긴 것
가끔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승률을 기록한 코인들을 다시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시에는 모두가 “왜 저게 오르지?”라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나 차트를 되짚어 보면 관심이 어디에 몰렸는지, 어떤 이야기가 사람들을 움직였는지, 거래량과 유동성이 어느 순간 폭발했는지가 보인다. 다음 기회를 그대로 맞히게 해 주지는 않아도, 시장이 과열되는 방식과 사람들이 매수에 뛰어드는 순간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DOGE의 일론 머스크, SHIB의 커뮤니티, GMT의 운동 보상, PEPE와 BONK의 밈, VIRTUAL과 AKE의 AI 서사처럼 상승의 출발점은 달랐다. 다만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 문장, 따라붙을 수 있는 유동성, 그리고 ‘다음에도 누군가 살 것’이라는 기대가 겹칠 때 가격은 상식 밖의 속도로 움직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고 폭등 사례를 성공 공식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 글에 나온 종목들 역시 열기가 식은 뒤 큰 폭의 가격 조정을 피하지 못했고, 광기의 마지막은 대체로 가격 붕괴로 이어졌다. 전설이 된 코인을 복기하는 목적은 다음 100배를 찾아 무작정 추격하는 데 있지 않다. 시장이 뜨거워지는 과정과, 그 열기가 꺼졌을 때 어떤 위험이 남는지 함께 기억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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